2024.10.27 15:39
오늘의 그네 - 이만구(李滿九)
문뜩 가을이 머물다 가는 또 하루가 찾아와
나는 그 길목에 서서 지난 시간 잊을 리 없다
어둠이 걷힌 후, 어김없이 다가오는 내일은
오늘의 하루로 순환하는 굴레의 저편에
밤하늘 저 멀리 빛나는 하나 둘 별들처럼
나의 희미한 기억만 낙엽처럼 쌓아져 갔다
내 머무는 하루의 아침과 저녁이 지나가고
어제와 내일 사이를 오가는 나날의 스윙
세월이라는 이름으로 어디로 흐르는 것일까
현존으로 바라본 내 안의 완연한 가을 속에
흐트러져 놓인 성글은 나목들의 산 풍경
안으로 생명 움츠리고 겨울잠 청하는 듯
저문 날에 상념은 바람의 끝자락에 서있다
오늘은 이렇게 다가와 어디로 가는 것인가
순백의 하루가 내 속을 빤히 지켜보고 있다
떠나는 배, 한 바다의 은빛 비친 물결 위에서
흘러간 어제는 아무런 흔적 없는 추억일 뿐
새벽은 다시 뒷걸음쳐 오늘의 그네 차오른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1 | 노을 시선 100편 | Noeul | 2024.11.02 | 5 |
100 | 봄의 자리 | Noeul | 2024.11.02 | 8 |
99 | 낙산, 그 푸른 파도여! | Noeul | 2024.11.02 | 8 |
98 | 만추 | Noeul | 2024.11.02 | 8 |
97 | 장미꽃은 지고 | Noeul | 2024.11.02 | 10 |
96 | 타인의 해후 | Noeul | 2024.11.01 | 10 |
95 | 도시의 자유인 | Noeul | 2024.11.01 | 10 |
94 | 자카란다꽃 | Noeul | 2024.11.01 | 10 |
93 | 길가의 소나무 | Noeul | 2024.11.01 | 12 |
92 | 토끼와 씀바귀 | Noeul | 2024.10.31 | 18 |
91 | 낙엽 한 장 | Noeul | 2024.10.31 | 24 |
90 | 프리지어꽃 | Noeul | 2024.10.31 | 20 |
89 | 눈 오길 기다리며 | Noeul | 2024.10.30 | 32 |
88 | 익모초 들꽃 | Noeul | 2024.10.30 | 31 |
87 | 마지막 편지 | Noeul | 2024.10.29 | 29 |
86 | 꽃피는 언덕에서 | Noeul | 2024.10.28 | 30 |
85 | 산그늘, 저 등걸아! | Noeul | 2024.10.27 | 31 |
» | 오늘의 그네 | Noeul | 2024.10.27 | 26 |
83 | 자기야, 꽃 봐라! | Noeul | 2024.10.26 | 31 |
82 | 나무와 해 | Noeul | 2024.10.16 | 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