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의 추억

2022.02.27 21:01

강화식 조회 수:21

라일락의 추억                          연선 -강화식

 

서리가 내린 이른 아침

찬바람이 발끝 안으로 모여 밖의 시간을 정지 시킨다

숨 쉴 수 있는 곳과 숨이 멈춘 공간의 온도가 다르 듯

 

아침 햇살이 야무지게 비추자

자리 털고 가버린 새벽 끝에서

흔적을 찾으려 빈 정원을 서성거렸다

 

소파에 앉아 옆 사람 흉내 내며 허리 넘어가게 웃다가

다시 눈이 마주치면 더 크게 웃던 벗이 2월에 떠났다

커피 향을 날리며 우리 집 뒷 뜰로 나와

라일락 좀 심지했던 작년 여름의 마지막 여행

 

친구 잃은 여인에게

귀 빠진 날 하루 전

보랏빛 라일락 묘목을 물통 옆 뜰에 놓고 갔다

 

우울한 병원 주차장에서 문자를 본 마음은 연보라 색깔로 물들었고

현관 벨도 무시한 채 시공을 계산한 문자 때문에 촉촉해진 세포들

나무가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각도만큼 시간의 바쁨을 보며

특별한 공감능력에 쳐진 어깨가 들썩 인다

 

친구 보 듯 하라고 라일락을 키우면서

아니면 생일 선물로...

부재의 설움과 아쉬움을 채워주는 또 다른 빛

감성의 아이콘, 긍정의 지존이 있음에 행복하다

 

우연을 필연으로 엮어 놓은 일들

향이가 꿈에서 가르쳐줬나?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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