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2003.04.03 10:25

정찬열 조회 수:560 추천:39

오랜만에 서울에 가서
친구들과 밤새워 술을 마시다가
새벽녘이 되어
청진동 해장국 골목을 들렀다

원조 간판이 하도 많아서
원조 중의 원조라는 집을 찾아 들어가
닳고닳아 반질반질한
나무 의자에 앉았다
탁자엔 구멍이 뚫려있다

저만치 구석에서 주인 할머니가
오물오물 밥을 씹어서 갓난아이한테
입으로 먹여 주고 있다

설설 끓는 가마솥
원조 집 해장국 맛은
할머니 손끝에 되살아나
밥 물림으로 대를 이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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