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hler의 ‘Symphony 5 Adagietto’ - Karajan
말러 교향곡 5번 ‘아다지에토’

명지휘자 카라얀은 말러의 교향곡 5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말러의 5번 교향곡을 들을 때 우리는 시간이 지났다는 사실도
의식하지 못할 정도가 됩니다. 이 교향곡을 훌륭하게 연주한다는 것은
우리를 변모시키는 대단한 체험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의 여유로운 선율과 움직임으로 깊은
명상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듯한 Mahler - 교향곡 5번 4. Adagietto.

베니스의 미로를 흐르는 정염의 선율

무거운 황혼이 드리워진 검은 바다. 낡은 여객선 에스메랄다호가 힘겹게
물살을 가른다. 굴뚝에서 흘러나온 검은 연기는 수평선에 긴 흔적을 남긴다.
음악도 힘겹게 흐른다. 이 음악이 이토록 무거운지 몰랐다.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 Mahler의 ‘Symphony 5, Adagietto’
카라얀과 베를린 필의 연주로 처음 들었을 때 설산(雪山)의 호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거울 같은 수면에 파란 하늘이 비치고 흰 구름이 천천히 흘렀다.

루치노 비스콘티 (Luchino Visconti) 감독의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 (Death in Venice)’ 은 이렇게 시작한다.
영화의 첫 장면, 검은 바다를 배경으로 흐르는 음악은 어둡고 끈끈하다.
그 불가사의하고 아름다운 도시가 수평선 위에 떠오른다.
뾰족한 첨탑, 성당의 둥근 지붕과 십자가. 베니스다.

주인공은 늙은 작곡가 구스타프 아셴바흐 (Gustave Aschenbach).
그는 자신의 음악이 대중의 이해를 얻지 못하자 실의에 빠졌다.
감각을 완전히 배제한 음악, 순수함만을 추구한 음악에
청중은 야유를 보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아셴바흐는 모른다.
그가 선택한 것은 여행이고 목적지는 베니스다.

지중해의 여왕이었던 베니스(Venice)는 늙고 초라한 여인 같다.
곳곳에서 쓰레기를 불태우고 벽마다 위생에 유의하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시로코 열풍 때문에 도시엔 콜레라가 창궐하고 있다.
아셴바흐는 알고 있었지만 그를 두고 떠날 수는 없다. 탈진해 거리에 쓰러진
그는 울음을 터뜨린다. 평생 지켜 온 정신세계가 산산이 부서졌다.
아다지에토는 숨 가쁘게 절정으로 치닫는다.

전염병으로 텅 빈 백사장에 여인의 음울한 노래가 곡(哭)처럼 흐른다.
주인 잃은 카메라가 철 지난 바닷가의 파수꾼 같다.

- [최정동 칼럼] 글=중앙일보 최정동 기자 2015-06-21

Slide-show of Venice with contemporary photographs and antique oil paintings.
Symphony No5 /Mahler/ Adagietto/ Berlin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 / The 1974 recording / Deutsche Grammophon

Gustav Mahler (7 July 1860 -- 18 May 1911)
Luchino Visconti (2 November 1906 - 17 March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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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d_high.gif Mahler의 ‘Symphony 5 Adagietto’ - Karajan
vod_high.gif MAHLER-Film "DEATH IN VENICE" - Luchino VISCONTI-(1971)
vod_high.gif Mahler Symphony No.5, 4th Mvt "Adagietto" - Valery Gergiev
vod_high.gif Mahler : Adagietto for Cello & Piano - Symphony No.5
4th mvt.
Cello : Christopher Gibson / Piano : Itaru Og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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