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중심

                                        유 봉희  

 

먼 바다 그 끝 바다로

바람은 더 나가보라고 등을 밀지만

깊은 숨으로 뒤돌아보니

바다가 내 발걸음에 귀 기울여 준 자리

아득하다

 

해 기우는 모래둔덕에 앉아

노을 풀어내는 바다를 마주하니

마음 깊은 동굴 벽에 음각된 소리들

어머니 벽에 기대어 밤톨처럼 영글어 가며

세상으로 향하는 두근거림과 두려움

풋 외로움을 새겼을

처음 그 소리 들린다

바다가 언제나 나에게

수위 높은 그리움의 중심이었음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저, 물결이며 바람이며

신발 신지 않은 먼 발걸음 앞에

나도 신을 벗는다

십일월 찬 물결

도요새 발목 새록새록 붉어지는 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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