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의 말(馬)… 1-12

2012.04.21 07:32

유봉희 조회 수:547 추천: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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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신의 말(馬)
유 봉 희


오늘도 김유신의 애마를 만났다

얕은 언덕 및 넓은 풀밭, 원 룸 다섯 개는 될 법한 마구간을
가진 그는 언제나 한가로와 보이지만 긴 속눈썹 눈은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물론 산책길에 잠간씩 만나므로 그의
일상이 어떻게 꾸며지는지는 모른다 숱많은 긴 꼬리를
가볍게 흔들며 미끈한 등위로 뭉게구름 하얗게 피어 놓은 그 배경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를 만날 때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배웠던, 주인에게 단칼에 맞아 죽은 김유신의 말이 보인다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김유신은 안 보이고
그의 말만 보이니 답답한 일이다 김유신의 말은 떨어진
자기머리 위에 심지 박은 눈으로 사랑하는 주인을
보며 물어 보았을까 왜!… 그렇지 않으면
자랑스러운 주인의 영웅적인 칼날에
꽃잎 떨어지듯 순한 눈을 감았을까

너의 전생은 김유신 말이었지?
대답은 없고 눈만 끔벅끔벅, 돌아서는데 히힝,
소문내지 말라고, 다짐하듯, 흰 발목 들었다가 찍는다,
풀밭에 자국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지울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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