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목 섶다리
2009.05.22 20:10
여울목 섶다리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전주안골노인복지회관 수필창작반 서상옥
‘자연과 인간의 소통, 이웃동네와 정다운 만남.
소통의 다리를 건너니 이웃이 다가왔다.’
천년고도 온고을 전주 고사평에 섶다리가 세워졌다. 가련산을 끼고 내려오는 전주천과 황방산 자락으로 흐르는 세내(三川)가 합류하여 금학보를 이루는 여울목에 전통문화를 일깨워주는 게 섶다리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도심 속 아파트 숲 사이에 세워지는 섶다리란다. 가을 햇살이 화사하게 내려앉는 냇가에 하얀 억새꽃이 마냥 너울거리고 작은 오리섬에는 백로와 오리들이 유유히 물살을 가르며 냇물 속에서는 물고기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저 멀리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판운청년회 주도로 이틀간의 준비를 거쳐 주민들과 함께 온 마음을 쏟아 마무리하였다. 섶다리를 설치하노라 우리는 외부의 도움을 받았다.
Y자형 생나무 교각을 드문드문 세워놓고 기다란 잡목들을 걸친 뒤, 청솔가지와 잡초를 깔고 황토와 마사토를 섞어 덮어 놓았다. 흔들거리는 섶다리를 다지며 거니는 순간, 숨어있는 전설을 풀어헤치고 싶은 마음이 치솟았다. 마치 깊은 산골짜기에 걸쳐 있는 한 폭의 그림처럼 영상으로 떠오른다.
지난여름부터 e-편한세상 아파트에 사는 동 대표들과 지역주민의 문화적 공동체인 까페 동아리 모임이 주축이 되어 전주의 각계 시민단체와 전주시 후원을 받아 이렇게 멋진 섶다리를 설치하게 되었다.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 노력한 끝에 마침내 그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번 여울목 섶다리 설치는 시민에 의해서 시민 주도로 이룩된 지역의 문화축제로서 새로운 지평을 연 의미가 크기 때문에 지역의 주요 일간지와 방송에 크게 소개되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섶다리가 현대적으로 다시 복원되었다. 전주 시민들은 섶다리개통을 축하하는 풍물놀이 장단에 맞추어 신명나는 다리 밟기를 하였다. 이어서 섶다리의 안전과 주변 생태계를 보호하고 주민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고사도 지냈다.
나는 e-편한세상 아파트 경로당 회장이라서 주민의 대표 격으로 제주가 되었다. 대한주택관리주식회사 이사로 계시는 김 곤 선생의 집례로 고사가 진행되었다. 집례자의 진행에 따라 차례(茶禮)를 모시고 축문을 읽었다. 천지신명께 고하고 모든 산신령께 온고을 전주시민의 영원한 번영을 빌었다. 이내 향불로 축문을 태우며 그 뜻을 하늘 높이 띄워 올렸다. 아무쪼록 이 섶다리를 통하여 모든 시민의 평안과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했다.
바로 이어 섶다리 축제와 함께 ‘제3회 슬리퍼 음악회’가 열렸다. 이번 음악회는 천변에서 자연과 인간의 공생, 이웃과 이웃의 화목한 연대를 기리며 e-편한 세상 주민들의 재롱도 함께 나누는 작은 음악회다. 나는 섶다리 축제로 한 편의 시를 낭송하여 분위기를 돋우었다. 어둠이 깔려오자 여울초등학교 징검다리에서 띄우는 유등이 넘실거리고 물결을 비추며 섶다리에 도착할 때 우리 동네의 평안과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풍등을 만들어 하늘 높이 날려 피날레를 장식하였다.
여울목 섶다리 축제는 이렇게 밤이 깊어가도록 여울져 흘러갔다. 끊임없이 흐르는 냇물이 되어…….
(2008. 10. 26.)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전주안골노인복지회관 수필창작반 서상옥
‘자연과 인간의 소통, 이웃동네와 정다운 만남.
소통의 다리를 건너니 이웃이 다가왔다.’
천년고도 온고을 전주 고사평에 섶다리가 세워졌다. 가련산을 끼고 내려오는 전주천과 황방산 자락으로 흐르는 세내(三川)가 합류하여 금학보를 이루는 여울목에 전통문화를 일깨워주는 게 섶다리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도심 속 아파트 숲 사이에 세워지는 섶다리란다. 가을 햇살이 화사하게 내려앉는 냇가에 하얀 억새꽃이 마냥 너울거리고 작은 오리섬에는 백로와 오리들이 유유히 물살을 가르며 냇물 속에서는 물고기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저 멀리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판운청년회 주도로 이틀간의 준비를 거쳐 주민들과 함께 온 마음을 쏟아 마무리하였다. 섶다리를 설치하노라 우리는 외부의 도움을 받았다.
Y자형 생나무 교각을 드문드문 세워놓고 기다란 잡목들을 걸친 뒤, 청솔가지와 잡초를 깔고 황토와 마사토를 섞어 덮어 놓았다. 흔들거리는 섶다리를 다지며 거니는 순간, 숨어있는 전설을 풀어헤치고 싶은 마음이 치솟았다. 마치 깊은 산골짜기에 걸쳐 있는 한 폭의 그림처럼 영상으로 떠오른다.
지난여름부터 e-편한세상 아파트에 사는 동 대표들과 지역주민의 문화적 공동체인 까페 동아리 모임이 주축이 되어 전주의 각계 시민단체와 전주시 후원을 받아 이렇게 멋진 섶다리를 설치하게 되었다.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 노력한 끝에 마침내 그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번 여울목 섶다리 설치는 시민에 의해서 시민 주도로 이룩된 지역의 문화축제로서 새로운 지평을 연 의미가 크기 때문에 지역의 주요 일간지와 방송에 크게 소개되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섶다리가 현대적으로 다시 복원되었다. 전주 시민들은 섶다리개통을 축하하는 풍물놀이 장단에 맞추어 신명나는 다리 밟기를 하였다. 이어서 섶다리의 안전과 주변 생태계를 보호하고 주민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고사도 지냈다.
나는 e-편한세상 아파트 경로당 회장이라서 주민의 대표 격으로 제주가 되었다. 대한주택관리주식회사 이사로 계시는 김 곤 선생의 집례로 고사가 진행되었다. 집례자의 진행에 따라 차례(茶禮)를 모시고 축문을 읽었다. 천지신명께 고하고 모든 산신령께 온고을 전주시민의 영원한 번영을 빌었다. 이내 향불로 축문을 태우며 그 뜻을 하늘 높이 띄워 올렸다. 아무쪼록 이 섶다리를 통하여 모든 시민의 평안과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했다.
바로 이어 섶다리 축제와 함께 ‘제3회 슬리퍼 음악회’가 열렸다. 이번 음악회는 천변에서 자연과 인간의 공생, 이웃과 이웃의 화목한 연대를 기리며 e-편한 세상 주민들의 재롱도 함께 나누는 작은 음악회다. 나는 섶다리 축제로 한 편의 시를 낭송하여 분위기를 돋우었다. 어둠이 깔려오자 여울초등학교 징검다리에서 띄우는 유등이 넘실거리고 물결을 비추며 섶다리에 도착할 때 우리 동네의 평안과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풍등을 만들어 하늘 높이 날려 피날레를 장식하였다.
여울목 섶다리 축제는 이렇게 밤이 깊어가도록 여울져 흘러갔다. 끊임없이 흐르는 냇물이 되어…….
(2008.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