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기쁨

2020.02.14 13:50

김용권 조회 수:1

가족의 기쁨

-베트남 호치민 벤째성 의료봉사 ③-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김용권

 

 

 

  오늘은 의료봉사 마지막 날이다. 좁은 길로 버스가 진입하지 못하자 각자 알아서 착착 짐들을 나누어 들고 모까이 남면 딘투이 마을 보건소로 향했다. 마지막 의료봉사 현수막을 보기 좋은 장소에 설치하고 진료지원에 나섰다. 전날 마을보다 진료 환경이 더 좋아 보였다.

 일정상 오늘은 많은 환자가 예상되었다. 어제와 같이 현지보건소 직원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오늘은 젊은 남성이 함께 혈압을 도와주고, 순간마다 통역을 해주는 눈치 빠른 젊은이들이었다. 그는 결혼을 했다며 아내와 아들사진을 핸드폰으로 보여주었다. 아내와 아이가 미인이고 귀엽다는 말에 입이 귀에 걸렸다. 이렇듯 칭찬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기쁨과 천사의 언어였다. 모 권사님이 아동 팀에서 준비한 사탕목걸이를 여러 개 선물로 나누어 주니 놀라는 눈치였다. 아들 친구 선물용이라니 고개를 끄덕였다.

 오후 일정상 봉투비빕밥으로 이른 점심과 보지 못했던 열대 과일을 먹고서 오후진료를 30분 정도 일찍 시작하니 현지 의료진도 보조를 맞추어 주었다. 여기서 한국식 빨리 빨리가 통하여 짧은 시간에 192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오늘 일정은 이번 의료봉사중 세 채의 집을 짓기로한 마지막 집짓기 행사에 모든 대원들이 현장을 방문하여 집주인에게 증서를 전달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날이다. 현지 TV방송에서 취재를 한다고 취재 차량이 오는데 오토바이 뒤에 일제 카메라를 묶어서 싣고오는 모습이 어찌 좀 이상했다. 집 주변은 야자수가 많은 농장처럼 보이는 곳으로 집터는 운치가 있었다. 집 한편에 집주인 성명과 바울교회명이 선명하게 새겨진 현판을 보고 가족들과 우리일행도 기쁨이 넘첬다. 우리도 할 수 있고 해냈다는 자부심을 느꼈다. 행사에 참여한 베트남 측 내빈과 우리 측 귀빈들이 소개되는 과정 및 청년연맹 고위간부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오늘 행사는 집짓기 마지막 행사인 만큼 현지 TV방송국에서 취재를 하여 의료봉사 일정을 베트남 방송에 뉴스로 소개한다는 것이다. 선교사님에 의하면 베트남 방송에 방송되면 방송분을 한국으로 보내주겠다고 하여 모두 함성과 기쁨의 박수를 쳤다. 집주변이 이색적인 야자수가 많은 길이라 모두들 멋진 모양대로 개인 사진을 이곳저곳에서 촬영하고, 버스에 오르는 발길이 매우 즐겁고 평안해 보였다. 

  이번 의료봉사일정을 공항에서부터 마지막봉사까지 지켜보고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었던 청년연맹 고위직 간부가 고맙다는 인사를 젊은이답게 목청껏 인사를 하고 내려갔다. 이렇게 해외의료봉사 일정을 모두 마쳤다.

 오늘 저녁식사는 외식이다. 벤째성 밤거리를 버스로 이동하는데 도로가 매우 복잡했다. 이유인즉 벤째성 출신 국회의장이 기념행사차 방문하였뿐 아니라 저녁에 베트남과 북한이 축구시합을 하는 날이라 거리응원을 펼치는것 같았다. 우리는 베트남식 식사를 하면서 간단하게 진료별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총평을 하고, 글로벌 비젼 회장님과 선교사님께서 이번 봉사활동의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 및 봉사규모에 감사한다는 인사를 하고 즐거운 식사를 마쳤다.

 

 TV에서는 베트남과 북한의 축구시합이 한창이었다. 우리도 축구경기를 시청했다. 당연히 화제는 베트남을 응원할 것인가, 북한을 응원할 것인가 묻자 어느 청년은 제치 있게 "나는 박항서를 사랑합니다!"라고 대답한 순간, 베트남이 골인했다. 이곳저곳에서 함성이 들리고 불꽃 및 폭죽이 터졌다. 우리도 한때는 이렇게 축구에 열광했을 때가 있었는데 그게 언제였던가? 나도 종합경기장, 덕진연못 등에서 응원을 했었는데 이를 되뇌며 호텔로 돌아와 보니 안타깝게도 베트남이 역전패했다는 것이었다. 나도 박 감독을 응원했는데 참으로 아쉬웠다. 우리는 마지막 메콩강변 야경을 구경하고 내일 일정을 위하여 짐을 정리했다.

                                                                           (20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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