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은
홍인숙(Grace)
꽃이 꽃잎을 지워
그늘을 이루는지 몰랐네
그늘 속에서 소생하여
더 큰 아름다움을 이루는지도 몰랐네
나는 언제까지 세상을 겉돌며
보여지는 것만 보고 사는가
견고하기가 바위 같아
여름 단비에도 젖지 못한 영혼
백옥의 바다로 들어가
찰랑이는 꽃물결에 나를 헹구면
맑은 세상 볼 수 있을까
눈부신 자유 얻을 수 있을까
아, 아름다운 것은
가슴 떨리는 찬란한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