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

2007.12.16 21:06

유봉희 조회 수:2


유봉희 - [동반자]
















동반자
유 봉 희






산을 오르다 바위를 만났다

자일도 없이 올라야 하는 바위

가능과 불가능을 잠시 생각한다

통과해야 하는 길이므로,

가능에다 동그라미를 친다

바위를 눈으로 더듬어 본다

그의 빈 틈과 상처가 보인다

빈 틈의 크기와 상처의 깊이를

마음에 새긴다

처음엔 조심스럽게, 나중엔 확실하게

그의 틈에 손을 넣는다

바위의 지문과 내 지문이 섞인다

온몸을 그의 상처에 댄다

그의 심장 소리가 들린다

그의 틈과 상처를 내것으로 품는다

두 몸이 하나가 된 마음

가파른 길을 통과한다.











2002년발표 / 유봉희 1 詩集 소금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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