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

2008.02.03 13:01

강성재 조회 수:45

삭풍에 뻣뻣해진
겨울산을 오른다

산은 그의 그림자로
세상을 덮으려 하고
산은 다시 그의 흔적으로
열매를 맺고자 한다

겨울산에 묻혀
세상에서 숨어버리고 싶었던 나는
눈이 녹으며
어이없이 다시 세상에 나오고

비상하는 새의 등을 타고
등천을 꿈꾸던 그녀는
설한풍 한자락에
어이없이 추락 했다

상승과 잠적으로
평행선을 만들었던
그녀와 나는
아이러니 하게도
산을 내리는 순간
하나의 접점을 만들었다

집착의 끈을 놓으면
세상은 살만한 것이라고

졸리운듯 눈을 감고
세상을 내려다 보는 산이
욕망의 뿌리를 키우는
아이러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79 겨울의 어느 하루 권태성 2008.02.04 53
4578 노오란 촛불 오영근 2008.02.03 41
4577 아들에게 박정순 2008.02.02 46
» 아이러니 강성재 2008.02.03 45
4575 소문 박정순 2008.02.02 49
4574 "Do you speak english?"라는 질문 권태성 2008.02.02 44
4573 아메리칸 드림(2) 강성재 2008.02.01 44
4572 소설가, 김훈씨와 함께 조정희 2008.02.01 40
4571 그길 박정순 2008.01.31 44
4570 새벽미사.2 박정순 2008.01.30 49
4569 아메리칸 드림 강성재 2008.01.30 56
4568 존재적 탐구와 시적 변형의 알레고리 한길수 2008.01.30 47
4567 그대! 꿈을 꾸듯 손영주 2008.02.28 44
4566 여보시요 서용덕 2008.01.29 46
4565 살아남기 박정순 2008.01.28 40
4564 마음 서용덕 2008.01.29 37
4563 새벽미사 박정순 2008.01.28 58
4562 일월의 소리 박정순 2008.01.28 60
4561 왜 그랬을까 노기제 2010.10.26 78
4560 노을 춤 백선영 2008.01.28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