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사에서
2009.11.24 14:54
이천에서 여주를 따라가면
귀신 신자를 쓴
신록사가 나왔지
굽이 굽이 강물 자락 끼고
서 있는 종각
까치발로 서서
바다로 놀러 간 강물
기다리는 모습에
휘파람 불던 바람도
조심스레
발자국 소릴 낮췄다
무수한 꽃가지로
향 피워 올리던 산사에는
목탁소리만 서성거리고
미포 나루터를 지나던 흰구름
맑은 두눈으로 껌벅거리며
낯 선 이방인을 쳐다본다
성불하려고
도 닦는 나무
놀자고 재잘대는
봄바람에 손목 잡혀
환한 초록의 옷으로
갈아 입었는데
길 잃은 나그네
끊임없는
갈망의 첩첩한 계곡
외로움의 오솔길 지나면
오솔 오솔 한기드는
손 시린 내 존재의 고독이
잠시 신륵사 뜰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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