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5/ 간이역
2008.09.29 07:55
바람 탓인가
무작정
아래로만 떨어져 딩구는 잎새들로
붐비는 가을 대합실
더 깨끗이 씻어 보내려는
겹겹 구름의 길이 열리고
쏟아지는 기적빗발은 기차 몸통을 세차게 흔들어
둘,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눈금의 체온
칸칸이 채워 놓고
준비 없이 하차하는 젖은 순서들
연기 뿜으며 달려드는 저 치열함을 어쩌지 못해
눈 부릅뜬 침목(枕木)이 침을 삼킨다
흐느끼는 손목 잡고
차창 가까이 다가 갈 때
스치듯 아득히 멀어지는 저 냉혈의 시선
그 예리함에 써늘해 지는 등골
빈 정거장에 남아
손 흔들어 주는 사람 낙엽
기다림의 땅 그 바닥에
저항 없이 시선 떨쿠며
걸어 나오는 시린 발 뒤꿈치에
달라붙는
불타는 하늘 입김 하나.
*20대-80대까지 5번의 조락을 가슴 아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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