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

2008.08.29 16:07

정국희 조회 수:57





        모녀


        출근길,시동 걸자마자
        들리기 시작한 고양이 울음 소리
        달도 아닌 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
        귀신이 곡할 소리는
        속력을 낼 수록 악을 써댔다

        불길한 예감으로 콩닥콩닥
        다시 집으로 와
        구석구석 소리를 뒤지는데
        차 밑 기계 틈새에 까만 새끼고양이
        겁에 질려 울고 있었다

        오냐오냐 달래도 도통 무섭다는 듯
        어미 떠난 길 쪽 행여행여 바라보며
        어린 소녀가 어둠 속에 앉아 있었다

        어느 방과 후
        마을 어귀 웅성거림 속
        하얀 구급차 한 대 급히 떠난 후
        대문에 귀를 대고 살던 어린 소녀
        대문 밖 수없이 기웃거리다 잠든 밤이면
        엄마가 왔나 봐요!
        할머니 흔들어 깨울 때 마다
        아니여! 그것은 괭이 소리여 하시던

        그 괭이 언제 왔는지 야웅 부르자
        별 수단을 다 써도 뻐팅기며 울던 것이
        불쑥 튀 나온다

        얼굴 부비며 걸어 가는 두 모녀
        죽는 줄만 알았다고
        이제는 괜찮으니 안심하라고
        끄떡끄떡 오순도순 걸어 가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39 이상한 세상 오영근 2008.08.29 58
» 모녀 정국희 2008.08.29 57
5937 나 가끔 오연희 2008.08.29 41
5936 한 송이 꽃 1 / 석정희 석정희 2010.09.25 86
5935 꿈속의 님 2 / 석정희 석정희 2008.08.29 66
5934 날아라 엘리(견공시리즈 89) 이월란 2011.01.30 100
5933 애무 강성재 2008.08.28 45
5932 흔적 이월란 2008.08.28 69
5931 나는 알아요 오영근 2008.08.29 48
5930 사랑한다 해질녘에(주) 김영교 2008.08.28 49
5929 미역 정국희 2008.08.28 42
5928 가을 이야기 5/ 간이역 김영교 2008.09.29 42
5927 콜택시와 이름/김영교 김영교 2008.10.01 60
5926 가을 그리고 중년 이영숙 2008.08.28 42
5925 행선지를 잃어버린 초속(주) 김영교 2008.08.28 55
5924 보이지 않는 다리/김영교 김영교 2008.08.28 54
5923 버락 오바마 대통령 오영근 2008.08.28 60
5922 흘러갈 수 없는 섬 하나 박영숙 2008.08.28 60
5921 산불 이월란 2008.08.27 67
5920 모하비 이월란 2008.08.26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