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떠난 자리
2008.09.19 06:11
밤새 동네 헤집던 바람 동녘으로 떠난 아침에 문을 여니 어느 아이의 손을 떠난 풍선이 나의 작은 정원에 앉아 있다 풍선을 놓친 아이는 울고 있겠지 곁 비워진 풍선은 외로워 제 몸의 바람을 한숨처럼 내뱉으며 밤새 풀이 죽었다 그리워하면서도 둘은 헤어져 하나는 낮선 뜰에서 또 하나는 자신의 침대에서 멀어져 가는 기억에 불을 붙이려 밤새 작은 성냥을 그어가며 한밤이 천년이 되도록 하얗게 칠하며 아침을 맞았겠지 분주한 아침을 보내고 낮선 곳이 어색하여 우울할 풍선을 안아주려 찾았더니 부지런한 가드너가 아침 일찍 정원을 청소하며 치워버렸다 추억과 함께 외로움과 손잡고 가뭇없이 썩어져 갈 자리 찾아갔나보다 사라짐도 홀로 하기 싫어 함께 갔다
풍선 떠난 자리가 하얗다
10/25/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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