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2010.11.03 13:02

박영숙영 조회 수:80

흔적


      박영숙영/본명 박영숙


칼은
칼만이 칼이 아니고
법은
법만이 법이 아니다

양심도
칼이고 법이며
펜도
칼이고 법이다

눈이 앞에만 달렸다고
뒤에서 속이지 말고
미풍이 소리없이 지나간다고
비웃지 말며
안개가 옷을 적시지 못한다고
무시하지 말아라

스치고 지나가는
인연 일지라도
누군가의 양심에서
그대는
발가벗긴 알몸이 되어서

그대가
말한대로 색칠될 것이며
그대가
행한대로 조각되어 남아서
바람타고
천지사방 흩어질 것이다

“영혼의 입맞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