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소리

2010.03.09 00:20

정용진 조회 수:50 추천:2

기침소리
               정용진

6.25 전쟁이 나고
외아들을 국방군에 보낸
60 노모가
곳집 옆 토담집에
홀로 살고 있었다.

너나없이 힘들고
하나같이 가난하여
돌보는 이 없고, 군에 징집되면
총알받이가 되어 다시는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는 터라
징집 통지를 받으면
온 마을 사람들이
회당 앞에 몰려와
000 용사 무운장구(武運長久)
어깨띠를 메어주고
몰래 눈물을 훔치던 시절

골목길 토담집 옆을
숨죽여 지날 때마다
쿵 쿵 쿵 노모의
가래 끓는 기침소리가 들리면
아직 살아 있구나.
안도의 긴 숨을 내쉬던
아픈 세월들

이런데도
철모르는 세심(世心)들은 아직도
굶어 죽어가는 형제들을
도와주면 퍼주기 운운하니
언제 이 땅이 하나 되겠는가.
동족애(同族愛)가 너무 차갑다.

쿵 쿵 쿵
노모의 기침소리도 멎어진
차디차고 후미진 골목길.
‘너는 과연 굶어 죽어가는
네 형제들을 위하여 무엇을 하였느냐?’
주님의 간절한 음성이 들려온다.
통일만이 우리 민족의 내일이다.
그날이여 어서 오라!
우리들의 영원한 조국
한반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