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를 말리며

2010.05.08 21:44

김희주 조회 수:41

       대추를 말리며
                     김 희 주


       산다는 것은
       세월의 바람 앞에
       피를 말리는 일이다

       껍질 안에
       착 달라붙어 있는 욕심
       얼마를 털어야
       한 생이 홀가분해질까

       붉은 가슴팍이
       오그라들수록
       더욱 단단해 지는
       씨앗 하나

       세상 모든 것을 품은

       바싹 말라 쪼그라든
       구순 노모의 뇌세포
       평생의 언어 다 날리고
       맏아들 이름 한 톨만
       박혀 있어도
       달콤한 미소가 번지는
       어머니, 나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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