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해바라기

                          조옥동

한 번도 큰 길을 걸어 본 일 없이
담의 경계를 넘지 못한 절제
숲으로도 가지 못한 키를 키우며
목을 곧게 세우지 않는 겸손은
삶을 지키는 오기이다
태양의 씨앗을 품고 속으로 삭히는 열정
차라리 빈혈 보다 독한 고독은
노랑머리 광기를 흔들다

낯 선 세상 이웃을 익혀 가는
열심을 구어 내는 캘리포니아 땡볕아래
곧은 뿌리와 줄기
하늘을 나는 날개를 흠모하다
잎은 말라도 DNA 유전자
주검을 모르는 열매
사막에 떨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