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

2010.11.13 09:57

김영교 조회 수:82

가진 것이라곤
나약한 흔들림의 몸짓 한 가닥

바람 한 입김에 사그라지는
여린 목숨

제 몸 태워 밝히는 아픈 기름으로
빛 심지 세우면
펼쳐지는 가시(可視)의 세상

갈한 깜빡임은
초심(初心)을 다시 태워
흐느끼며 마셔버리는
절정 한 모금의 헌화(獻火)

가 닿자마자
열리는 묵시의 트임에
사라지는 저 두꺼운 각질어둠

건너오는 소통의 환한 뻗음이
세상을 건진다
나를 건져낸다.

'주의 말씀은 내 발의 등불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