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없이 죽어갈 시인의 마음


                            박영숙영

  
태고의 남빛을 안고 출렁이는 마음
  
쪽빛 바다 하늘을 품어도
하늘과 바다 사이
투명한 공간뿐이다
  
해풍을 쓸고 오는
하늘 바람에
하늘과 바다를 닮으려고
소금물에 내 가슴을 소독한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 길
버릴 건 모두 버려
  
가져갈 수 없어도 나누고 싶어
태고의 남빛 안고 출렁이는
내 이름 없이 죽어갈 시인의 마음
  
끝없이 밀려오는 수평선 저 넘어
붉은 해가 잠드는 곳에
  
내 하얀 날개를 접고 싶다ㅡ박영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