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꼭대기 옥탑 방
2010.11.13 18:04
야채장사 사내의 목청 좋은 소리가 단잠을 깨우고
병정놀이 하는 아이들의 함성이 골목 누벼도
하늘이 너무 가까워 하늘 먼저 본다
발 밑에는 미로처럼 얽힌 사람의 골목이 있고
머리에는 그 보다 더 복잡한 하늘의 골목이 있다
번지수도 없는 주소를 우체부가 찾아 가고 있었다
골목의 어디쯤 임종을 앞둔 노인이
오지도 않는 편지를 날마다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말라버린 우물에 물을 긷기 위해 여자들이 몰려 갔고
사내들이 길바닥에 앉아 내기 장기를 두고 있었다
술에 취해 전봇대에 오줌을 갈기는 사람도 있다
연탄 실은 손수레가 힘겹게 언덕을 오르고 있었고
아이들이 검은 재를 날리며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다
연탄재 날리는 골목이 왜 검은지 아이들은 아직 모른다
잘못 나온 반달이 부끄러운 낯빛을
언덕 너머로 숨기고
숨 쉬는 것들은 모두 가면을 쓴다
영롱한 눈빛이 언덕을 오르는 동안 몽롱 해 졌다
날마다 깎아 내려도 작아지지 않는 언덕
어둠이 내리면 저 혼자 흔들리던 불빛 속으로
피곤한 몸들이 채워질 것이다
빨래 줄에 매달린 빈 옷들이 사냥을 한다
걸리는 건 날마다 별을 땄다는 뜬 소문뿐
바빠져야 한다
바람도 길을 잃는 산 꼭대기 골목길
빈 빨래에 낚이는 별이고 싶지 않다
서두르다
비틀,
햇살에 걸려 넘어진다
병정놀이 하는 아이들의 함성이 골목 누벼도
하늘이 너무 가까워 하늘 먼저 본다
발 밑에는 미로처럼 얽힌 사람의 골목이 있고
머리에는 그 보다 더 복잡한 하늘의 골목이 있다
번지수도 없는 주소를 우체부가 찾아 가고 있었다
골목의 어디쯤 임종을 앞둔 노인이
오지도 않는 편지를 날마다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말라버린 우물에 물을 긷기 위해 여자들이 몰려 갔고
사내들이 길바닥에 앉아 내기 장기를 두고 있었다
술에 취해 전봇대에 오줌을 갈기는 사람도 있다
연탄 실은 손수레가 힘겹게 언덕을 오르고 있었고
아이들이 검은 재를 날리며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다
연탄재 날리는 골목이 왜 검은지 아이들은 아직 모른다
잘못 나온 반달이 부끄러운 낯빛을
언덕 너머로 숨기고
숨 쉬는 것들은 모두 가면을 쓴다
영롱한 눈빛이 언덕을 오르는 동안 몽롱 해 졌다
날마다 깎아 내려도 작아지지 않는 언덕
어둠이 내리면 저 혼자 흔들리던 불빛 속으로
피곤한 몸들이 채워질 것이다
빨래 줄에 매달린 빈 옷들이 사냥을 한다
걸리는 건 날마다 별을 땄다는 뜬 소문뿐
바빠져야 한다
바람도 길을 잃는 산 꼭대기 골목길
빈 빨래에 낚이는 별이고 싶지 않다
서두르다
비틀,
햇살에 걸려 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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