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의 약속

2011.05.23 16:00

김수영 조회 수:58

삼일의 약속                                                                                            金秀映     정동규 박사 심장 전문의가 쓴 소설 “삼일의 약속( Three Day Promise)”은 영문판으로 출판되어 1,200개의 주요 언론에 소개되어 순식간에 베스트 셀러가 되어큰 화제를  불러 일으킨바 있다. 6.25 전쟁 당시 어머니를 이북에 남겨두고 혼자 남하하면서 삼일 만에 어머니에게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홀로 남하하게 되었다.  약속을 못 지킨 체 오매불망 어머니를 못 잊어 다시 만날 날만 학수고대하며 백방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드디어 1983년 꿈에 그리던 고향을 찾아갔으나  누이들은 만날 수 있었지만 그렇게  아들을 보고 싶어하던 어머니는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정 박사님은 군에서 나와 갖은 고생 끝에 미국유학을 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심장 전문의가  돼었다. 그는 어머니와 약속을 지키지 못한 한과 아쉬움과 그리움을 안고 미국으로 돌아와 드라마와 같은 그의 일생을  그린 소설을  영문판으로 엮어 출판하게 된것이다. 그는 출판대금 전액(50만달러)을 워싱턴 한국전쟁기념탑 건립에 기증한 바  있다.     나도 삼일의 약속 이란 제목으로 이 글을 쓰면서 나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제목을 선택했다. 삼일동안 금식기도를 하겠다고 하나님께 약속을 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약속을 지켜야만  했다.     매년 새해가 되면 연초에 꼭 가고 싶은 곳이 있다. 삼 년을 벼르기만 하다가 일월이 가기 전 꼭 가야겠다고 결심하고 침낭과 옷가지를 챙겨 운전대를 잡았다. 미국생활이 바쁘고 할 일이 매일 생기다 보면 시간 내기가 여간 어렵지가 않다.     운전대를 잡고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면서 주위를 살피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하고 봄날씨처럼 따뜻했다. 주위에 산들이 겨울비를 듬뿍 맞고 초록색 생명으로 햇빛을 받아 반짝이듯 빛이났다. 나에게 손을 흔들며 웃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찌나 기분이 상쾌한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운전을 했다.     이곳 남가주는 한 달이 훨씬 넘게 지루하게 겨울비가 무척 많이내렸다. 모처럼 나들이를 나온 나는 아름다운 날씨와 싱싱한 푸른 산들에 매료 되어 주위를 살피느라 얼이 빠져 있었다.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은혜기도원(Grace Retreat Center)에 한 시간 훨씬 지나 도착하니 공기가 얼마나 청정하지 심호흡을 하면서 들어가는데 사방에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있고 들어가는 초입에 귤밭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백여 그루의 이 귤밭 근처에 자작 농사지은 야채 밭이 눈길을 끌었다. 억새가 귤밭 건너편에 보기 좋게 피여 나를 반기듯 하느작 거리고 있었다.     나는 등록을 하고 독방을 배정받아 여장을 풀었다. 물만 마시는 금식을 하기로  하고 금식에 돌입했다. 삼일동안 금식을 하면서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면서 집회도 참석했다.     집에서 금식하기는  참 힘이 든다. 부엌에서 요리하면서 냄새를 맡다 보면 먹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가  참 어렵다. 그런데 이곳에는 많은 야채를 재배해서 만든 쪽파 김치와 풋배추김치 고추지 무침은  별미다. 찐 밤고구마도 구미를 돋군다. 완전 유기농 웰빙 음식이라 물 마시러 부엌에 들어 갔다가 차려놓은 음식을 보고 참느라 침을 꿀꺽 삼키며 얼른 부억을 빠져나왔다.     다음에 이곳에 올 때는 금식하지않고  맛있는 반찬 마음껏 먹으며 기도하고 묵상해야지하고 다짐해 보았다.     금식하면 기운은 없어도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참 좋다. 우리 몸에 쌓여 있는 중금속 같은 독소가 빠져나가고 콜레스테롤 등 핏속에 많이 녹아들어 있는 노폐물이 물을 계속 마시면 detox  효과를 일으켜 건강에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물에다 레몬을 타서 마시면 효과가 더 크다고 한다.     나는 새벽기도 끝난 다음 높은 산 정상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면 시야에 펼쳐지는 산수의 수려함에 감탄을 하면서 찬송을 부르는 기분은 천국에 올라온 기분이다.     몇년전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이란 판정을 받은 일이 있다. 원인은 고기나 밥을 많이 먹으면 걸린다고 의사가 말했다. 식사량을 줄이고 살을 빼라고 했다. 고기는 잘 먹지 않으나 대신 오곡밥(현미,검정 쌀, 보리쌀, 율무, 차좁쌀, 검정콩 등)을 무척 좋아해 많이 먹었다. 현미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현미도 쌀이기 때문에 탄수화물이 많아 지방간이 생긴다고 했다. 나는 우선 삼일 금식을 하고 밥의 양을 반으로 줄였더니 두 달 만에 지방간이 싹 없어지고 정상으로 돌아왔다.     간은 우리 몸의 모든 독소를 해독하기 때문에 맵고 짠 음식, 인공조미료, 가공식품, 술 등 많이 먹으면 간이 해독하기가 벅차 간이 나빠질 수가 있다는 것이다.     삼일 정도의 금식은 배가 고파 참기 어려워도 일단 성공하면 건강이 아주 좋아진다. 금식 후 마구 먹는 것은 절대금물이다. 하루 이틀은 죽을 먹고 양을 작게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어야 한다. 일 년에 한 두 번 금식하면 계속 좋은 건강을 유지할 수가 있다.     기독교인들은 금식하면서 꿀 송이처럼 단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고 찬송하며 기도하기 때문에 영적인 힘을 재충전 받아 기쁨과 평강이 충만하여 엔돌핀보다 몇천 배 강한 다이놀핀이 나와 건강해지지 않을 수 없다.     옆방에 체류하고 있는 여자분과 인사를 나누다가 서로 나이를 묻게 되었다. 자기는 오십여 세인데 모두 육십여 세로 본다고 하면서 페인트 노동일을 해서 햇빛에 얼굴이 타서 그렇게 보인다고 했다. 내 나이를 말했더니 깜짝 놀라면서 오십여 세 된 줄 알았다며 큰 축복이라고 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모두가 하나님 은혜라 생각이 들었다. 내 몸은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기 때문에 건강해야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곳 남가주에도 기도원이 여러 곳이 있지만,  이곳처럼 좋은 곳은 없다. 첫째 원장 목사님이 성령충만, 말씀 충만 하시고 사모님이 일꾼을 두고 자작 농사를 지어 배추, 무, 쪽파, 단호박, 상추, 미나리, 마늘, 고구마, 감자 등 갖가지 야채를 유기농 농사를 지어 여자 일꾼들과 김치담그고  고추지 담그고 별의별 반찬을 다 만들어 이곳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대접한다. 반찬이 얼마나 맛있는지 둘이 먹다가 한 사람 죽어도 모를 지경이다. 메주콩은 심지 않고 사다가 직접 메주를 쑤어 말렸는데 곰팡이 가 핀 메주가 많이 늘려 있었다. 콩으로만 만든 된장이라 된장 맛이 또한 일품이다. 김치 담을 때 쓰는 고춧가루도 태양초 고춧가루라 무슨 김치든지 얼마나 맛이 있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무료로 식사를 대접했는데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오니까 이번에는 하루에 먹고 자는데 십 불씩 요금을 내라고 했다.     도토리는 다른 산에 가서 주우어와서 일일이 손으로 껍데기를 벗겨 맷돌에다 갈아 가루를 만들어 도토리묵을 만들었는데…말해서 무엇하랴! 직접 먹어보지 않고는 표현 불가능…이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고 가게 되어 섭섭하지만, 다음에 꼭 한 번 더 와서 기어이 골고루 맛을 보고 가리라 다짐해 본다.     나는 삼일 금식하는 동안 배가 고파 이틀째부터 참기가  어려웠지만 이 산에서 나는 생수를 마시며 버텨야만 했다. 삼일 금식이 끝나는 날 나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뿌듯함이 나에게 힘을 주어 휘청거리던 다리가 힘을 얻어 잘 걸을 수가 있었다.     나는 삼일 금식을 끝내고 나흘째 아침에 미리 집에서 쑤어온 죽을 냉장고에 보관해 둔 것을 데어 먹으니 눈이 번쩍 띠었다. 한 숟갈 떠먹을 때마다 음식이 얼마나 귀하고 값진 것인지 새삼 깨달으며 이 음식재료를 제공한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이곳에서 만들어 주는 죽은 흰 쌀로만 끓인 죽이기 때문에 영양분이 적어 나는 손수 집에서 맛있고 영양분이 많게 끓여와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 단호박 반 개를 푹 삶아 완전히 풀어진 다음 오트밀을 적당히 넣고 끓이다가 멸치를 갈아 넣고 양배추, 당근, 양파를 다져 넣고 끓이다가 피넛뻐터를 두 숟갈 넣고 저어가면서 끓이다가 순두부를 넣고 걸 죽 하게 끓인다. 맛이 별미고 영양가도 만점이다.     삼일 금식한 후 입안에 이 영양 죽을 넣고 먹는 그 맛은 가히 짐작이 가리라. 한 냄비 끓여 집냉장고에 보관해 두었으니 집에 가서 이틀 동안 이 죽을 먹고 원기를 찾을 것이다. 사일 째 아침 이 죽을 먹은 후 기운을 차리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하산할 때 기쁨이 충만 재충전 받은 영적인 힘을 갖고 올해 한해도 건강하게 힘차게 살아가리라.     주위를 살피니 하늘은 더욱 푸르고 푸른 초목들이 삼일의 약속을 하나님과 지키고 떠나는 나에게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었다. 집을 향해 운전 중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면서 무사히 집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이사야 58장 6절에 “나의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주며 압제당하는 자를 자유케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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