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폰 소리 / 중앙일보

2011.09.27 08:24

김영교 조회 수:40

셀폰 소리 / 김영교

문득 비집고 들어오는
나의 고향집 매미소리
등뼈를 후비고 의식에 와 꽂힌다

얼굴 없는 튠 소리 한 소절
혈관과 신경줄기 따라
구석구석 흘러
촉수 높은 밤을 낮인 줄  
환한 공간을 거머쥔다

오금이 저린 집중
눈을 치켜뜬
간절한 음파 한 오라기
감전된 듯
클릭
가동되는 가속의 풍파
주눅 들어 비틀거리는 나에게 너무 눈부셔

7년 침묵하고
사랑을 외치는 단 7분의 매미
선탈(蟬脫)한 그런 소통이라면
짧은 호흡 달게 삼킬 일이다

기댈 나무 없어도
통화가 빗발치는
크나큰 소리 운동장에
약속이 별처럼 떨어지고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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