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얼굴 / 김영교
2011.09.10 15:45
뙤약볕에 그을릴까
흙빛을 품었고
깊이 패인 잔주름 들킬까
줄줄이 풀어 동그랗게 껴안아
보름 고랑마다 정이 추억이 속속 익어
고개만 쳐들어도
낮은 데로 주르륵 쏟아진다
그 높은 데서
깨끗이 닦은 베이윈도우 뚫고
내려온 어머니 얼굴
그 품에서 엉금엉금 기어 나온 나
그 땀이 내 허기진 배를 채우고
그 눈물이 보채는 나를 재우고
그 엉겅퀴 가시 손이 나를 키우느라
기울고 또 기울고 지샌 수 많은 밤
노염(老炎) 뒤에 따라오는 남가주의 추석
합동 성묘 길에 등 떠밀리는 나의 뿌리
두 세상을 딛고 서서
끝없이 원근과 명암을 지우는
더없이 환하고 귀한 어머니 얼굴
고향에서나 미국에서나 한결같이 둥근
한가위 보름달
터질 듯 꽉 찬
밤하늘 내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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