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뚜껑 소리

2005.03.11 05:32

정용진 조회 수:184 추천:3

시집온 후
34년 동안 곁에서
그림자 처럼
조석을 챙겨주던 아내가
대학 동문들이
신라고도 서라벌로
꾀어내는 바람에
신 끈을 조이어 매기에
잘 다녀오라고
떠나 보낸 후

속으로
지율스님은 100일을 굶어도
잘 버텼는데
10일 쯤이야 큰소리치고
3일을 지나니
뱃속에서 쪼르륵 쪼르륵
삼경이 되니
솥뚜껑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대학 4년 동안
1460개의 라면으로 때웠는데
닥터 기(奇)는 팜유는
코레스톨 수치가 높아
절대 안 된다고 엄포를 놓고
곁에 연인들은 속으로 참 잘됐다
고소해하는 눈치다.

"소금은 물에서 나와 물에 녹고
남자는 여자에게서 나와 여자에게 녹는다."더니
이런 체통머리 없는 꼴은 봤나
그러나
저에게는
가슴속 뚜껑 여닫는 소리가 나겠지
이 푸른 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19 간이역(簡易驛) 정용진 2005.03.16 68
618 하얀 수혈 백선영 2005.03.16 51
617 귀가 한길수 2005.09.15 51
616 아우야, 깨어나라 고영준 ko, young j 2005.05.18 84
615 안경라 2006.11.12 49
614 까치밥 강성재 2007.09.22 109
613 액자 윤석훈 2005.03.16 58
612 사랑법 홍인숙(그레이스) 2005.03.15 47
611 내일은 맑음 홍인숙(그레이스) 2005.03.15 141
610 홈리스 피플을 돕는 사람들 정찬열 2005.03.15 216
609 샛강 수봉 2005.03.15 79
608 달팽이.2 정용진 2005.03.13 56
607 밤에 하는 샤워 서 량 2005.03.13 89
606 강성재 2006.11.21 54
605 [삼월의 눈꽃] / 松花 김윤자 김윤자 2005.03.13 112
604 [삼월의 눈꽃] / 松花 김윤자 김윤자 2005.03.13 81
603 어제 그리고 내일 권태성 2005.03.13 71
602 가고픈 길 홍인숙(그레이스) 2005.03.11 241
» 솥뚜껑 소리 정용진 2005.03.11 184
600 수호천사 김수영 2014.04.06 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