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 종파 이기윤

2005.03.19 17:59

이기윤 조회 수:46

  
장마철 / 종파 이기윤


내 고향 강촌에 장마비가 내리면
박꽃이 하얀 미소를 피우는 저녁
도롱이에 삿갓 쓰고 모인 정다운 이웃들
대청마루 두레상에 둘러앉아
부침이 농주에 인정과 정담을 먹고 마시며
건아하고 흐뭇함에 취했었다

타향살이 외로운 해거름
향수에 추억을 실은 장마비가 내린다
잠갔던 대문을 열어 놓고
누군가를 그리는데
비소리만 추적대며
텅 빈 마당을 적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