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까망 이빨을 드러내고

2005.04.07 16:00

김영교 조회 수:131

답답한 가슴이
녹음에 몸을 푼다

하얀 얼굴에 박힌 미소와 손짓이
얇다란 나무 결 따라 열리고
오솔길마다 시원함이 깔려있다

까만 점 모자를 쓴 부호들의 군거
그 숲이 깊어질수록
시야가 트이며
산비탈 실개천 초록 몸 흔들며 달려 온다

환한 대낮
몰입의 물 끼얹을 때 마다
활자들이 걸어나와
마음이 좁은 사람들 사이의 길을 넓히고
편견의 언덕배기 뭉텅 삽질로 퍼내
고정관념의 불모지 갈아 일군다

너풀너풀 언덕을 오르는 의미들
태고의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의 옷을 입고
약속의 길을 가는 작은 발걸음의 행군
큰 세상을 들었다 놓는
추체 못하는 저 힘
하늘을 들여마시고 땅을 내쉰다

까망 이빨 있는대로 내놓고
앞뒤로 꺼덕이며 통쾌하게 웃는
사각 체구의 흔들의자
차지하고 앉으면
내게로 오는
선지자들의 복음 소리.

            -  북 카페에 드리면서
                            김영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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