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말 또는 생각들

2005.06.12 03:54

강학희 조회 수:29

동그란 말 또는 생각들 / 강학희

"동그란..."이란 말은
내 마음이 아플 때 먹는 묘약이다

"동그란..." 하고 말을 붙이면
내 안의 모난 생각들이
자리뺏기 놀이를 시작한다

"도-오-ㅇ"은 입술웃음 자리로
"그-으-으"는 실눈웃음 자리로
"라-아-ㄴ"은 함박웃음 자리로

동글동글 굴러와
생각을 바꿔 앉히는 신비환이다

"동그란..."이란 말은

앞으로도 뒤로도 동글동글
똥그란 말마디
아무리 딱딱하고 뻣뻣해도
마디 마디 웃음마디다

동그란 생각, 둥그런 마음 만드는
동그란 말은 예쁜 말이다

통. 통. 통. 오늘도 공원을 튀어가는
손녀의 웃음볼 따라가는 둥그렇게 굽은 할배등
세월의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처음과 끝을 잡아당겨 동그랗게, 둥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귀한 한생生의 원圓을
마무리하고 있다.

참 예쁘다. 동그란 것은.

*外地 15호 2005/여름 발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9 풀 잎 사 랑 성백군 2005.06.18 26
798 게으름과 산행 김영교 2006.01.03 110
797 당신의 첫사랑 박경숙 2005.06.08 276
796 릴케의 조언 권태성 2005.06.07 103
795 이사를 하면서 박경숙 2005.06.06 139
794 수레바퀴 사랑 김영강 2009.07.12 122
793 뼈 속은 왜 비어있는가 윤석훈 2005.06.06 208
792 산불 정용진 2007.11.02 43
791 인생의 4계절 박경숙 2005.06.04 267
790 고향 이야기 백선영 2005.06.03 61
789 상흔(傷痕) 장태숙 2005.06.09 95
788 나무 한 그루 옮겨 심으며 / 석정희 석정희 2005.06.10 89
787 상처테 1, 2 김영교 2005.06.12 130
786 텃밭 일구기 1. 장태숙 2007.08.14 19
785 밤비 강학희 2005.06.12 24
» 동그란 말 또는 생각들 강학희 2005.06.12 29
783 기忌제사를 맞으며 강학희 2005.06.12 43
782 어떤 진단서 이월란 2008.04.16 2
781 친구야! 권태성 2005.06.13 27
780 오해를 받을 때 말없이 사랑하여라. 박경숙 2005.05.31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