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숨쉬는 강

2005.12.07 12:44

강성재 조회 수:49

            
          강   성  재

늪은,
강이 그 혼으로 사랑하여
아로 새기는 연인
기왕에 흐르는 강
내가 늪이되어 섰다해서
고작 나 하나 품지 못하랴

눈꽃 처럼 피어 오르는
물안개 딛고 서서
내 삶의 모두
내 기억의 모두마져
물살에 지워 버리고 싶은 날

돛단배 띄워놓고
차디찬 물결에 나를 실어
뱃전에 부서져
생채기난 아픔에 눈물 흐르듯
어디선가 들리는
새 소리, 단풍든 숲의 숨 소리

진실하기 조차 힘겨운
비틀거리는 삶을
머리감듯 씻어 내리고
매양 서럽기만 하던 소망은
강의 숨결로 잦아들때

하기사, 숨쉬기조차 어려워
의지하고 선 고목나무 하나
뿌리는 강속에 잠겨
물살에 흐르더라도

이제, 속살 드러낸 여인 만큼이나
부끄러운 내 기억의 의미를 손질하며
기왕에 내가 숨쉬는 강
촛불 하난들
밝힐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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