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남을 역사 그것이 두렵다
2006.08.25 20:40
살아 남을 역사 그것이 두렵다
조옥동
목마른 바위들 날카로운 모서리 세상 물살에 담그고 모래 틈의
부드러운 감촉을 읽는다. 살갗이 성을 내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어느 무덤의 바닥에서 체험한 무서움 털어 버리려,
차게 굳어진 육신을 받쳐든 돌멩이 그보다 차갑고 냉랭한 의식(意識)의 앙금들, 태워 불살라 버려도 타지 않고 응결된 그을린 낱말의 의미를
미움과 사랑으로 나누어 흐르는 영원한 두 줄기 강물 속에 작은 섬 하나씩 배처럼 띄우고 집착과 오기로 넘나든 세월의 두 그림자, 굽이굽이 절벽에서 구를 때 키리만자르의 갈라진 암벽을 울리며 굴러 떨어진 절망의 때보다 더 절망한 영혼들 깊이 묻어 두고 이름만 빠져 나온 하얀 비석들
발목을 상실한 제 그림자 뒤에 업고 또 다른 세월의 모진 바람 틈에 영원히 서 있을 무저항의 행진
죽은 자 안에서 살아 남을 역사 그것이 두렵다
조옥동
목마른 바위들 날카로운 모서리 세상 물살에 담그고 모래 틈의
부드러운 감촉을 읽는다. 살갗이 성을 내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어느 무덤의 바닥에서 체험한 무서움 털어 버리려,
차게 굳어진 육신을 받쳐든 돌멩이 그보다 차갑고 냉랭한 의식(意識)의 앙금들, 태워 불살라 버려도 타지 않고 응결된 그을린 낱말의 의미를
미움과 사랑으로 나누어 흐르는 영원한 두 줄기 강물 속에 작은 섬 하나씩 배처럼 띄우고 집착과 오기로 넘나든 세월의 두 그림자, 굽이굽이 절벽에서 구를 때 키리만자르의 갈라진 암벽을 울리며 굴러 떨어진 절망의 때보다 더 절망한 영혼들 깊이 묻어 두고 이름만 빠져 나온 하얀 비석들
발목을 상실한 제 그림자 뒤에 업고 또 다른 세월의 모진 바람 틈에 영원히 서 있을 무저항의 행진
죽은 자 안에서 살아 남을 역사 그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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