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할 수 없는 열매 / 석정희

2006.11.08 15:53

석정희 조회 수:52 추천:1

추수할 수 없는 열매 / 석정희
            -세월의 등을 타고-



더러는 새벽에 무릎 꿇고
모은 두 손 사이에 머무는 듯 하다가

우레 짓고 천지 흔들어
찬란한 봄날의 촉을 세우며

덧없이 흐르는 강물 타고
얼음 속에 머물며 기다리다가도

밀리지도 따르지도 않고
매듭과 매듭으로 엮어져 가는

그물로도 걸러낼 수 없는
어제와 오늘에서 이어지는

내일은 또 새로운
마디마디마다에 피워낼

사랑과 미움의 가지에
열려있는 추수할 수 없는 열매

쌓여져 가는 저 산너머에
하늘이 열려 지금은 씨를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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