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다 - 新作

2010.03.28 20:48

유봉희 조회 수:3




유봉희 - [기울다] 1





















기울다
유 봉 희






“똑 바로 서”

 몇 번을 고쳐 돌려놓아도

 아기 입속 같은 연분홍 튤립이

 그저 예쁘기 만한 저 튤립이

 창문을 향해 몸체를 기우뚱.

 분속에 눈 감고 있는

 은근한 구근의 염원이든

 몇 잎의 연초록 날개 손짓이든

 십오 도로 기우는 그리움 속으로

 두꺼운 어둠을 말아 올리며

 햇살이 긴 발을 내려놓는다.

 생각 많던 먹구름이

 드디어 소나기 즉흥곡을 쏟아낸다.

 몇 백 광년으로 달리던 별도

 연분홍 튤립과 반짝 눈을 맞춘다.



 여기, 왁자지껄, 고요 속

 십 오도로 기우는

 저 간결한 몸짓

 저 간절한 마음짓












유봉희 新.作.詩. 『문학과 창작』 2009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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