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받던 날
2007.07.25 07:13
티켓(ticket)받던 날
집을 나서 1마일도 채 안되는 곳에서
경찰차가 따라온다
“왜 내 차를 세워야 해요?”
머린 애버뉴에 속도 제한이
몇 마일이냐고 묻는다
“35마일”
자신 있는 정답도 필요 없었다
20년 만에
슬로우 드라이버인 내가
47마일로 달렸다는 속도위반에 걸렸다
그것도 매일 똑 같은 길을 달리던 선상에서
어디 급한 볼 일이 있은 것도 아니면서
노란 티켓 하나 던져주고
드라이브 세이프라고 한다
차를 세울 때만 해도 멀쩡하던 다리가 후들거린다
가던 곳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와
티켓에 써놓은 코트의 위치를 찾는다
7마일도 더 되는 잉글우드 코트에는
여름 꽃이 한창이었는데
줄 서있는 사람들의 얼굴은
내 볼처럼 부어들 있고
까만 사람들만이 창구마다 돈을 받아들인다
돌아오는 바로 그 길로 차들은
내 속도보다 훨씬 빨리 달려도
조금 전 그 경찰은 어디로 갔을까
테러로 가난해져 가는 미국의 냄새가 창가로 들어온다
화려한 꿈을 안고 여기를 향해오던 고향 그 비행장에
먼 미국 땅으로 보내기 아쉬워 울고 계시던
엄마 가슴으로 뛰어들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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