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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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시

2019.04.21 09:48

미경 조회 수:1156

<이해인 수녀 부활절 기도 모음> 

+ 부활을 맞으며


햇빛과 공기와 바람 물과 불과 흙
가족과 친지와 이웃처럼
너무 가까이 있기에
오히려 소홀하기 쉬운
제 주변의 사물과 사람들을
더욱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마음으로
사랑하는 가운데
감사의 기쁨을 새롭히게 하소서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던
그 제자들처럼
저도 당신을 만나
계속되는 은혜로운 삶의 기쁨을
노래하게 하소서


+ 부활 단상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고
새들이 즐겁게 노래하는
이 새봄에
저도
완고함,
딱딱함,
고집스러움을 버리고

새로 돋아나는 연둣빛 잎사귀처럼
연하게
부드럽게
너그럽게
변화되게 하소서.


+ 부활 단상

세상은 무겁고 죽음은 어둡고 슬픔은 깊었습니다.
절망의 벼랑 끝에 눈물 흘리던 시간 위엔
고통의 상처가 덧나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이제 당신이 오시어 우리를 부르십니까.
두렵고 황홀한 번개처럼 오시어
우주를 흔들어 깨우시렵니까.
차가운 돌무덤에 갇혔던 당신이 따듯하게 살아오시어
세상은 잃었던 웃음을 찾았습니다.
사람들은 기뻐서 하늘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순간들이
부활의 흰 꽃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날마다 조금씩 아파하는 인내의 순간들이
부활의 흰 새로 날아오르게 하소서
예수께서 직접 봄이 되고 빛이 되어 승리하신 이 아침
아아, 이젠 다시 살아야겠다고
풀물이 든 새 옷을 차려입는 처음의 희망이여, 떨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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