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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사나이

2012.04.12 23:39

홍병관 조회 수:209 추천:19

                      바다의 사나이
                                               홍   병   관

  흔들리던 몸을 일으켜 햇빛이 통하도록 자그마한 현창을 올린다.
  파도와 바람이 서로 다투며 달려와 내 마음의 영혼을 만진다.
  카세트의 음반이 돌아가자 멋진 오케스트라의 화모니가 이뤄지고
  군악대에서 플루우트를 연주하던 어느 한 병사의 모습이 떠오른다.


  오랜시간 내가 지내왔던 이곳이
  이렇게 아름답고 위대했다는 사실에 나 스스로가 깜짝놀라며
  금덩어리 20여개를 품에 안은 여인처럼 내 맘에 행복이 밀려온다.
  내가 만약 시인이었다면 아마도 이곳에서 대박이 터졌을텐데...,
  갑자기 먼 나라에서 시를 쓰고 있다는 친구가 생각난다.


  정해진 날 동안 서로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
  그 모습은 다르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보내온 따뜻한 나날들.
  푸른 옷을 자랑하며 언제나 흥얼거렸던 내 삶의 노래처럼
  나에게도 그 시간은 너무도 소중하였기에
  나는 마지막까지 이 바다를 지키는 수호천사로 남고싶다.


  때로 유혹과 알지못할 고난이 찾아온다 하여도
  약속의 땅 입성을 위해 오랜시간 잠잠히 기다렸던
  어느 민족의 용감한 병사처럼
  늘 감사와 기쁨의 노래를 마음껏 불러보고 싶다.


  곡이 바뀌면서 어느 멋진 오케스트라 악단의 지휘자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서서히 다음 연주를 시작한다.
  바다는 어느 덧 노병의 마음에 고향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