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떠나는 김수환 추기경
2009.02.20 12:11
먼 길 떠나는 김수환 추기경
장태숙
먼 길 떠나십니다.
어둔 지상 후미진 골목골목
희망의 불꽃 심지 곧게 세우시고
따사로운 등불 밝혀
손잡아 이끄시던 세상의 아버지
그 분, 지금 먼 길 떠나십니다
고통과 박해 속에서도 찬란히 꽃 피운
사랑의 실천
낡은 성경책 위에 가지런히 얹어두고
인류위해 기도하던 주름진 두 손
사람들 가슴 속에 문신처럼 새겨두고
먼 길 떠나십니다
자애로운 눈빛으로 아픈 세상 바라보던
그 안구마저 빛을 잃은 이들에게 넘겨주고
고통 받고 헐벗은 이들의 큰 산이었던
그 분, 지금 먼 길 떠나십니다
세상살이 힘겨움
고상(苦像)처럼 대신 짊어지고
봄이 오는 소리 들리는 2월의 길목에서
- 김수환 추기경님 장례식날에, 2009년 2월 20일자 미주중앙일보 -
장태숙
먼 길 떠나십니다.
어둔 지상 후미진 골목골목
희망의 불꽃 심지 곧게 세우시고
따사로운 등불 밝혀
손잡아 이끄시던 세상의 아버지
그 분, 지금 먼 길 떠나십니다
고통과 박해 속에서도 찬란히 꽃 피운
사랑의 실천
낡은 성경책 위에 가지런히 얹어두고
인류위해 기도하던 주름진 두 손
사람들 가슴 속에 문신처럼 새겨두고
먼 길 떠나십니다
자애로운 눈빛으로 아픈 세상 바라보던
그 안구마저 빛을 잃은 이들에게 넘겨주고
고통 받고 헐벗은 이들의 큰 산이었던
그 분, 지금 먼 길 떠나십니다
세상살이 힘겨움
고상(苦像)처럼 대신 짊어지고
봄이 오는 소리 들리는 2월의 길목에서
- 김수환 추기경님 장례식날에, 2009년 2월 20일자 미주중앙일보 -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126 | 새해에는 | 장태숙 | 2011.01.20 | 935 |
| 125 | 영정사진 | 장태숙 | 2011.01.20 | 761 |
| 124 | 미주문단, 큰 별이 지다 (조사) | 장태숙 | 2010.02.14 | 1225 |
| 123 | 물 위에 뜬 도시 | 장태숙 | 2010.01.29 | 1158 |
| 122 | 전화 | 장태숙 | 2009.10.16 | 1017 |
| 121 | 커피 향 젖은 봄날 | 장태숙 | 2009.07.08 | 1254 |
| » | 먼 길 떠나는 김수환 추기경 | 장태숙 | 2009.02.20 | 1106 |
| 119 | 자목련, 자목련 | 장태숙 | 2009.02.11 | 948 |
| 118 | 빈 집 | 장태숙 | 2008.10.20 | 981 |
| 117 | 피아노 | 장태숙 | 2008.10.20 | 985 |
| 116 | 걸레 | 장태숙 | 2008.10.20 | 846 |
| 115 | 사막은 가시를 키운다 | 장태숙 | 2008.03.17 | 928 |
| 114 | 이른 봄, 포도밭에서 | 장태숙 | 2008.03.17 | 956 |
| 113 | 늙은 어머니를 씻기며 | 장태숙 | 2008.02.06 | 900 |
| 112 | 돌 속에 깃든 자연의 세계 -가주수석전시회- | 장태숙 | 2008.01.24 | 1520 |
| 111 | 우회(迂廻) | 장태숙 | 2007.10.28 | 919 |
| 110 | 너의 장례를 준비한다 | 장태숙 | 2007.10.13 | 881 |
| 109 | 진주 | 장태숙 | 2007.10.13 | 928 |
| 108 | 올챙이 피는 연못 | 장태숙 | 2007.08.27 | 818 |
| 107 | 꿈의 주소로 가는 지하철 | 장태숙 | 2007.08.14 | 10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