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길이 되어가는 것 / 박노해
2004.10.20 12:49
서로가 길이 되어가는 것 / 박노해
올곱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바른 길 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면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60 | 겨울 기도 / 마종기 | 강학희 | 2004.11.29 | 339 |
| 59 | 김춘수 시인 별세와 그의 시읽기 | 강학희 | 2004.11.29 | 864 |
| 58 | 11월 마지막 주에 | 강학희 | 2006.11.29 | 386 |
| 57 | 너를 만난 날부터 그리움이 생겼다 / 용혜원 | joy | 2004.11.05 | 355 |
| » | 서로가 길이 되어가는 것 / 박노해 | 강학희 | 2004.10.20 | 379 |
| 55 |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 강학희 | 2004.10.12 | 771 |
| 54 | 우리의 말이 향기로우려면 / 이해인 | 강학희 | 2004.10.10 | 492 |
| 53 |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 샤를 르 드 푸코 | 강학희 | 2004.10.10 | 253 |
| 52 | 이외수의 글 & 그림 | 강학희 | 2004.10.10 | 353 |
| 51 | 그냥 걷기만 하세요 /법정스님 | 강학희 | 2004.10.10 | 280 |
| 50 | 너에게 띄우는 글/이해인 | 박상준 | 2004.10.09 | 527 |
| 49 | 자료실 안내 | 강학희 | 2004.10.07 | 578 |
| 48 |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 강학희 | 2004.10.01 | 456 |
| 47 |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 / 나태주 | 강학희 | 2004.10.01 | 275 |
| 46 | "글에도 마음씨가 있습니다" / 오광수 | 강학희 | 2004.10.01 | 294 |
| 45 | 이외수님의 풍경전 | 강학희 | 2004.09.19 | 268 |
| 44 | 2010 신춘문예 당선작 | 강학희 | 2010.02.15 | 700 |
| 43 | 또 하나의 무심 | 강학희 | 2004.09.19 | 211 |
| 42 | 이해의 계단 / 이외수 | 강학희 | 2004.09.19 | 229 |
| 41 |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 장 파울 | 강학희 | 2004.09.19 | 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