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쟁이와 숫자

2005.12.15 01:57

김영교 조회 수:423 추천:71

어느 날 종이 길바닥에 서있는 숫자들의 집합을 보았다 반듯하게 모자를 쓰고 질서를 감당하는 수련의 행렬 손을 깨끗이 닦은 세월이 눈을 반짝이며 구령을 기다리고 있다 시전(詩田)을 경작하느라 도시가 진땀을 흘리고 민첩한 손놀림과 신속한 두뇌 회전에 그 실존보다 더 작아진 숫자들 그만 엎드린다 그 날 약속 하나를 향해 마음이 운전대를 껴안고 앞서 달리는 질주, 그 힘 서쪽 하늘을 태우고 있다 앉았다 섰다 엎드렸다 일어서는 노을 그 보다 더 정확한 숫자들의 행군이 시어의 음률에 맞추어 글쟁이의 손 안을 빙빙 돌며 종이를 박차고 날아오른다 아싹거리는 맑음 하늘 냄새가 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0 배 고향 생각에 젖어 김영교 2010.11.27 360
209 형체도 없는 것이 - 1 김영교 2006.01.03 353
208 발의 수난 김영교 2006.01.03 631
207 할주머니 김영교 2007.12.26 450
206 산행의 약도 김영교 2008.06.25 378
205 눈이 되어 누운 물이 되어 김영교 2006.01.02 299
204 가을 이야기 1 / 이 가을, 느낌은 김영교 2008.09.29 501
203 항상 기뻐하라와 웃음 요법 / 김영교 김영교 2011.08.23 571
202 장독대 풍경(주) 김영교 2008.09.03 453
201 소야등 김영교 2005.12.26 258
200 어떤 약속 김영교 2005.12.24 473
199 사진반에서 2 김영교 2005.12.16 284
» 글쟁이와 숫자 김영교 2005.12.15 423
197 나는 오늘도 기차를 그린다 김영교 2005.11.27 448
196 연하장 설경 by 김영교 김영교 2006.01.02 363
195 나뭇잎 김영교 2005.11.23 484
194 사람의 손때 김영교 2005.11.14 444
193 밤마다 꿈꾸는 빈 통/시집 김영교 2006.01.31 688
192 기적 김영교 2005.11.07 504
191 가을이야기 3/ 행복의 느낌 김영교 2005.11.03 383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1
어제:
2
전체:
648,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