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1 / 이 가을, 느낌은
2008.09.29 06:10
이 가을
차고 옆 두 나무가 막무가내로 벗어놓는
빛 고운 낙엽을 쓸다가 문득
내려다 본 빗자루를 든 모습
'행복 하구나' 느끼는 때 입니다
불평 없이 거처를 떠나 멀어져 가는 잎새들
스산한 바람을 함께 뒹구는 계절이
마냥 따스하기만 한 것은
당신의 눈빛이 내 등을 내려 쪼이고 있어
'참, 좋구나'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 가을 비어가는 모든 나무들
움츠리는 얇은 어깨, 그 아래 심장 가득 차오르는 충만
변치 않고 늘 거기 있는 당신의 사랑
행복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가을 파란 하늘 맑은 호수에
더러운 세상이 거꾸로 매달려
아름답게 걸러지는 아침마다
다 들여마시는 빈 시야 따라
나의 안 팍 시력이 교정될 때
뭉클 행복이 목구멍까지 차 오릅니다
가을은
한없이 깊게, 넓게 존재하는 사랑의 바탕
마음을 아름답게 채색하는 화가
생각을 바닥으로 모아주는 청소부
닮 고저
부지런해진 손
이 가을
감사를 느끼는 순간 순간이 참으로 많습니다
이 가을, 느낌은
감사의 색깔 밖에 없음을 정직하게 고백합니다.
9/20/크헤
모짜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 G장조 K216
Violin Anne-Sophie Mutte
제1악장 Allegro
Violin Anne-Sophie Mutte
제1악장 Allegro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10 | 배 고향 생각에 젖어 | 김영교 | 2010.11.27 | 360 |
209 | 형체도 없는 것이 - 1 | 김영교 | 2006.01.03 | 353 |
208 | 발의 수난 | 김영교 | 2006.01.03 | 631 |
207 | 할주머니 | 김영교 | 2007.12.26 | 450 |
206 | 산행의 약도 | 김영교 | 2008.06.25 | 378 |
205 | 눈이 되어 누운 물이 되어 | 김영교 | 2006.01.02 | 299 |
» | 가을 이야기 1 / 이 가을, 느낌은 | 김영교 | 2008.09.29 | 501 |
203 | 항상 기뻐하라와 웃음 요법 / 김영교 | 김영교 | 2011.08.23 | 571 |
202 | 장독대 풍경(주) | 김영교 | 2008.09.03 | 453 |
201 | 소야등 | 김영교 | 2005.12.26 | 258 |
200 | 어떤 약속 | 김영교 | 2005.12.24 | 473 |
199 | 사진반에서 2 | 김영교 | 2005.12.16 | 284 |
198 | 글쟁이와 숫자 | 김영교 | 2005.12.15 | 423 |
197 | 나는 오늘도 기차를 그린다 | 김영교 | 2005.11.27 | 448 |
196 | 연하장 설경 by 김영교 | 김영교 | 2006.01.02 | 363 |
195 | 나뭇잎 | 김영교 | 2005.11.23 | 484 |
194 | 사람의 손때 | 김영교 | 2005.11.14 | 444 |
193 | 밤마다 꿈꾸는 빈 통/시집 | 김영교 | 2006.01.31 | 688 |
192 | 기적 | 김영교 | 2005.11.07 | 504 |
191 | 가을이야기 3/ 행복의 느낌 | 김영교 | 2005.11.03 | 3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