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기행

2006.03.27 08:05

이창순 조회 수:195 추천:14

먼 길을 다녀왔습니다. 아주 먼 곳을 다녀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렇게 느끼는 이유가 평양은 서울보다 비행기를 두 번 더 타고 가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곳이 먼 곳처럼 느껴진 이유는, 첫째는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채 일주일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우리가 사는 곳과는 다른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별나라를 다녀온 것 같기도 합니다. 전화도, 인터넷도 없는 일주일은 한 달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뉴스를 알 수 있는 라디오도 없고 T.V.도 없고 신문도 없습니다. T.V.채널은 단 하나, 아침 6시 부터 밤 10시 까지만 나오는데 그나마 거의 대부분은 동일한 주제를 가진 드라마 정도입니다. 신문은 4 페이지로 되어 있는 로동신문 한 가지만 볼 수 있는데 세계뉴스는 볼 수 없었고 국내 단체들의 업적들을 찬양하는 것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북한은 지금 매우 어려운 가운데 있습니다. 1995년 부터 작년까지 10 년 동안 가장 어려운 때를 보냈다고 합니다. "고난의 행군 10 년"이란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들을 다음과 같이 열거했습니다. 동구 동맹국가들의 붕괴로 인해 수출 수입 시장이 없어졌고, 홍수, 가뭄의 재해가 있었고, 미국의 경제제재 정책으로 심지어는 식량난으로 죽은 사람도 있었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기본적인 식량난은 해결이 되었고 그 고난의 행군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에너지 자원 부족으로 아직도 고난의 행군은 계속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전기가 없기 때문데 석탄을 캐낼 수 없고 석탄이 없기 때문에 공장이 돌아갈 수 없고, 그래서 기본생활 필수품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북한 실정을 설명하는 교수는 말했습니다. 평양시내 어느 건물에 들어가도 희미한 전등불로 인해 어둑컴컴한 것이 특징이고, 많은 건물들은 수리를 하지 않고 방치되어 있는 것 같이 보였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그들은 지도자에 대한 신뢰와 단결심으로 그 어려움을 견디어 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특별히 김일성 주석에 대한 존경과 신앙은 거의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주석의 대형 동상이 평양시내 한 복판에 세워져 있고 동상 밑에는 꽃다발이 많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어디를 가나 김주석의 포스터사진과 교훈을 볼 수 있고 구호 현수막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구호는, "위대하신 김일성 대원수는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신다."였습니다. 김정일 국방장관에 관한 구호도 많았습니다. 거리마다 돌비석에 새긴 글들도 보였습니다. "김정일 장군님만 있으면 우리는 이긴다." 또는 "김정일 장군님이 없으면 조국도 없다."라는 구호도 있었고 그와 비슷한 내용의 현수막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통일을 염원하고 있는 것은 확실했고, 가장 많이 듣는 말 가운데 하나는, "혁명적"이란 것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혁명적으로 한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단어 중에 조금 다른 것들이 있지만 대화를 하는데는 별로 어려움이 없으나 사고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러시아나 중국이 사회주의를 포기하고 자본주의를 택한데 대해서 북한은 "우리식 사회주의"로 발전해 나아간다고 하며 거기에 대해 변함없는 자신과 신념을 토로했습니다. "모든 것이 우리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하는 비애같은 것을 느꼈고 어쩌면 통일의 길도 요원한 것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 일행은 매일 아침 6시 30 분에 호텔에서 일어나 근처에 있는 대동강변을 산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곳은 제가 어렸을 때 자주 놀러 다니던 곳이었고, 피난 때는 강을 건너지 못해서 죽을 고생을 한 곳이기도 합니다. 대동강 옆 김일성 광장에서는 우리 모두가 둘러서서 손을 잡고 머리 숙여 조국을 위해 간절한 기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대동강 남쪽 강변에는 주체탑이 높이 서 있는데 그 아래 서서도 눈물을 흘리며 함께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인간의 노력으로는 통일이 불가능한 것 같이 보였고, 그래서 오직 하나님의 자비하심만이 우리를 살릴 수 있다고 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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