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중심에서

2009.12.28 22:02

최영숙 조회 수:401 추천:72

이제사 겨울다운 날씨입니다.
어제 저녁에 밖에 나서다가 저도 모르게 소리 질렀습니다.
바깥 공기에서 오래간만에 겨울 냄새가 났어요.
아무 것도 섞이지 않은 그냥 자연 겨울 냄새였어요.
어린 날, 하얀 눈이, 논과 밭과 그리고 산을 온통 뒤덮은 겨울의 아침.  
방문을 열고 나서면 코끝에 와서 닿았던 그런 내음이 났어요.

그래도 현실은 현실이라, 기껏 같이 나선 딸애한테 한 말이,
이렇게 추워야지 바이러스들이 죽는대. (잠깐, 바이러스도 얼어 죽나요?)
딸애와 저는, 겨울은 춥고 추운 것은 괴롭고 그래도 독감이 덜 퍼진
다니까 참아야지, 하면서 덜덜 떨고 타겟 스토어 안으로 들어갔어요.
스토어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몰려오는 스타벅스의 커피향....
우리는 동시에 소리를 질렀지요.
으흥~ 환상이다!

자연 겨울 냄새는 다 사라지고 우리는 따스하고 고소하고 달콤한
실내향으로 순간 오염되어버렸지요.

오레곤의 겨울은 여전히 눈과의 싸움이 치열한가요?
저는, 7년 만에 내린 폭설과의 싸움이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빗줄기 속으로 사라져버린 폭설의 흔적이 그립습니다.

호랑이 해라니 좋지요?
상서롭고, 기운차고.... 호랑이 품에 안기면 또 얼마나 푸근하겠어요.
잡혀 먹지만 않으면...ㅎㅎㅎ
그렇게 호랑이를 본받아 힘차게 살아가시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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