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
2008.10.17 08:40
물안개
이 용 애
아직은 잠 속에 묻힌
이른 새벽녘
골 깊은 요세미티 계곡
얕은 냇물 위에
송골송골 물안개가
올라앉는다
얼굴을 묻으면
폭신하게 감싸 안을 듯
그 옛날 어머님의
포근한 품으로 살아나
잠 덜 깬 계곡을
어루만지는 물안개
산봉우리 사이로
뾰족이 얼굴 내민 아침 해가
나뭇가지 틈을 비집고
눈부신 금빛 햇살을
힘차게 쏘아 보낼 때까지는
포근하게
보듬어 품고 싶은 게야
소곤소곤 주고받는
냇물의 이야기와
살랑 살랑 이어지는
물풀의 꿈길을
그리고 소슬바람 타고 오르려는
내 마음 속 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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