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애 서재 DB

이용애의 창작실

| 이용애 창작실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작가갤러리 |

라일락 꽃 향기

2008.10.01 05:58

이용애 조회 수:809 추천:94

  
   라일락 꽃 향기

               이 용 애

라일락 꽃 향기
뜰 안 가득 채우던
오월 어느 아침에
삼 년 안에 돌아오겠다는
한마디 남겨 놓고
태평양 건너 멀리 가버린
딸을 그리시던 아버지

해마다
딸이 심은 라일락 꽃 필 무렵
띄우는 편지엔
애틋한 사연 속 가득
그 꽃 향기
채워 보내 주셨네

삼 년이 세 번이나 흘러가도
딸은 돌아오지 못 하고
그 해 차가운 이월
기다림에 수척한 늙으신 아버지
쌓인 그리움 삼키신 채
빈 나무 바라보며
애닯게 눈을 감으셨네

라일락 꽃 향기
갈 길을 잃고 맴돌기만 하던
긴 세월 뒤에
이제야 돌아와  
옛 집 빈 뜰에 선
오월 노을 진 저녁

외로운 라일락 꽃 향기
아버지 숨결로 살아
목메어 한없이
흐느끼게 하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1 내 꺼 줄께 이용애 2013.03.26 255
80 경계선 이용애 2013.03.26 238
79 나뭇잎의 항로 이용애 2012.04.17 333
78 숲길에 맴도는 어떤 기원 이용애 2012.01.12 370
77 그 꽃 이용애 2011.04.15 731
76 태평양 물결 위에서 훌라 댄스를 이용애 2011.04.15 795
75 가랑잎의 여망 (餘望) 이용애 2010.10.09 709
74 시(詩)도 주울 수 있을까 이용애 2010.07.08 779
73 세歲밑의 길목에서 이용애 2010.01.09 798
72 이사(移徙) 이용애 2009.07.31 881
71 식물원植物園에서 이용애 2009.01.26 917
70 세 살박이의 신사도 紳士道 이용애 2009.01.26 887
69 양란(洋蘭) 앞에서 이용애 2008.10.26 882
68 잿빛 바다 이용애 2008.10.17 749
67 물안개 이용애 2008.10.17 720
66 가을로 가는 산길 이용애 2008.10.01 653
» 라일락 꽃 향기 이용애 2008.10.01 809
64 빗속의 하얀 묘비 이용애 2008.09.12 660
63 먼 고향 이용애 2008.09.10 606
62 빈터 이용애 2008.06.22 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