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2007.02.03 08:26

이윤홍 조회 수:207 추천:16

          치 매





          아무래도 걸린 듯 싶네유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란 말 다 거짓말 같네유
          이제 겨우 오십 초반인데 까먹는 병이라니 될 말인가유
          허허 헛웃음 쳐도 걸리긴 걸린 듯 싶네유

          오십 줄의 남자가 잠자리에서
          발가벗고 들어오는 아내를 보고
          마른침 꼴깍 꼴깍 삼키기 시작하면
          영락없는 치매라 하는데유
          걸려도 깊이 걸린 이 중증重症땜에
          옆집뒷집 사방천지 예쁜 꽃 어느 하나 눈에도 안 차네유
          아내가 밤낮으로
          지성至誠 다해 다려내는 참말로 걱정스런 약 한 사발
          받아들고 마시는 척 잔듸에다 뿌리고 있는데유
          힐끗 돌아본 창가에 걸린
          저 배시시한 미소

          참말로 죽어서도 낫구 싶지않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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