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 따기

2007.02.03 08:51

이윤홍 조회 수:206 추천:14

          하늘의 별 따기





          서울 올라가
          별 따고 만나자던 내 남친과 녀석들
          호기있게 우루루 몰려나가던 날
          기분 좋은 술잔에는 하나가득 별들이
          빛나고 있었지만
          해가 가고 달이 가고 날 새도록
          남친이랑 녀석들은
          한 명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움이 그리워 미치기 전에
          목에 걸어주겠다던 남친의 별
          누가 다 따갔는지
          서울 하늘엔 보이지도 않는데
          없는 별 찾아 난지도까지 뒤지는
          저 일없이 젊은 목숨들

          육 삼 빌딩으로 몰리는 사람들 틈에 꼈다
          날개도 없이 별 따러 갔다가 추락했다는
          마침 부호(.) 보다 작은 남자가 마구 뿌려대는
          하얀 이력履歷이
          하늘을 펄럭이며 사방을 날고 있다
          벌겋게 불타는 구름위로 성큼 올라서는 사내
          세상을 껴안듯 두 팔을 벌리더니
          발목 한 끝 허공에 매달아 그대로 뛰어내린다
          사람들의 비명에 앵커맨의 목소리가 파묻힌다

          등 밀리듯 자리를 빠져 나온다
          지금쯤 미쳐도 한참 미쳤을 남친 얼굴이
          불현듯 다가와
          골목을 들어서는 발 앞에서 팔락거린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2 거미줄 이윤홍 2007.02.03 185
201 한강 이윤홍 2007.02.03 169
200 한 말씀 이윤홍 2007.02.03 159
199 하루 이윤홍 2007.02.03 169
» 하늘의 별 따기 이윤홍 2007.02.03 206
197 피의 가게부 이윤홍 2007.02.03 361
196 프리웨이 이윤홍 2007.02.03 153
195 풀의 날(刀) 이윤홍 2007.02.03 202
194 푸른 불꽃 이윤홍 2007.02.03 215
193 포인세티아 이윤홍 2007.02.03 173
192 폐선 이윤홍 2007.02.03 220
191 폐도 이윤홍 2007.02.03 195
190 봄 개울에다, 나는 아기를 낳고 싶다 이윤홍 2008.03.21 1128
189 파리 이윤홍 2007.02.03 193
188 파고다 공원 앞에서 노래 부르는 타고르 이윤홍 2007.02.03 478
187 치매 이윤홍 2007.02.03 207
186 첫 눈(2) 이윤홍 2007.02.03 176
185 첫 눈(1) 이윤홍 2007.02.03 183
184 지평선 이윤홍 2007.02.03 169
183 지독한 사랑 이윤홍 2007.02.03 172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604,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