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2 05:26

눈치보기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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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보기 / 성백군

 

 

한여름

8월 땡볕이 사나운 날은

그늘이 그립습니다

 

나무 밑에 들어

길이나, 잔디밭이나, 아무 데서나

그늘을 베고 누워 오수를 즐기려는데

세상이 사방을 두리번거립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평생을 세상 눈치만 보고 살았으니

오늘은 내 눈치도 보자며

아예 자리 잡고 누웠습니다

 

아내가

자꾸 일으켜 새우네요

노숙자 부부인 줄 알겠다며

세상 눈치는 무시하더라도

자기의 눈치는 한 번만이라도 봐 달라며

나를 미안하게 합니다

 

못 이기는 채 하고 일어났습니다

내 눈치대로 살기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줄을 미처 알지 못하고

허세 한번 부리려다 결국,

, 세상눈치에 파뭍혔습니다

 

    1521 – 0814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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