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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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10 12:41

나는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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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릅니다


                                                                                이 월란




받은 것 모두 내 것이라 움켜쥐고 사는 나는
주고 주고 또 주고 생명까지 주셨다는 당신을
알지 못합니다


한 순간의 못된 성질 한번 참아내지 못하고
곁에 사는 이들 맘 상하게 하는 나는
참고 참고 또 참고 목숨 버리기까지 참아내신 당신을
알지 못합니다


내 알량한 자존심 한 줌 내려 놓지 못해 스스로를 좀먹고마는 나는
하늘보좌 버리고 땅속까지 내려가신 당신을
알지 못합니다


내 이웃 위해 실가시 하나 손톱 아래 박아두지 못하는 나는
내 죄 짊어지고 온몸이 찢기셨다는 당신을
알지 못합니다


나를 대적하는 친구를 위해선 눈물 한방울 아까워 흘리지 못하는 나는
당신의 이름 외면하며 살아온 나를 위해 몸의 피를 다 쏟으셨다는 당신을
알지 못합니다


나의 이성은 결코 당신을 이해할 수도, 믿을 수도 없는데
이토록 고집스런 나를 당신을 아신다, 만드셨다, 택하셨다
매일 눈물로 오십니다
나는 당신을 알지 못하는데 손수 채워 놓으신 나의 눈물만이
당신을 알아봅니다


                                                                           200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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