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이월란(10/05/27)
같이 오르자, 맹세했던 가장 높은 곳이라 하더이까
눈보라마저 박제되어 있는 꿈 속의 오름이라 했더이까
수직의 한계를 나는 모르지요, 자일에 매인 목숨 한 매듭
흔들리다 끊어져도 우린 좋겠다 했더이까
동상에 걸려버린 시간들을 이제 도려내야 한다는데
그래야만 살 수 있다 한다는데
천벌이 천 일간 매일 내린들 저 산이 내려오겠더이까
절뚝거리는 두 발로 매일 신고를 해야하는 내게
영원한 조난자, 저 추운 산을 헤매고 있을 것만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