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끝에 지난달 28일 별세한 고 곽성국 장로의 영결식이 6월1일 포틀랜드 영락교회에서 송한웅 목사의 집례, ‘오리건 한인사회장’으로 거행됐다. 오리건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인물이자 동포사회 지도자로 칭송을 받아온 고인의 영결식에는 시애틀 조문단을 포함해 500여명의 조문객들이 참석하여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영결식장에는 민주평통자문회의 의장인 박근혜 대통령이 보내온 조화가 조문객들의 눈길을 끌었으며 송영완 시애틀 총영사와 민주평통자문회의 시애틀 협의회, 미주총연 서북미연합회, 미주한인총연, 오레곤 한인회 등 50개 단체에서 보내온 조화들이 줄을 이어 고인이 남긴 헌신적인 발자취를 되돌아보게 했다.

이날 추모식은 이별의 슬픔을 삼키면서 울먹이는 정민규 장로의 기도로 시작되어 송한웅 목사가 ‘인생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고 홍선식 장로가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다. 조사에 나선 오준걸 민주평통 시애틀협의회장은 “고인은 한미 주류사회에 가교역할을 하면서 조국의 평화통일 열정과 동포사랑에 모범이 되어 두 차례나 영예로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고 말하고 “동포사회가 유능한 인재를 잃게 되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인과 40년 친구로서 아프리카에서 비보를 듣고 달려온 김병직 장로는 “오랜 세월을 동거동락하면서 한인사회 봉사를 함께해온 친구이자 형 같은 선배였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떠나보내 가슴이 아프다”면서 “오리건 한인사회가 쓰러진 거목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우고 메꿔나갈지 걱정스럽다”고 조사를 했다.

이어 이준성 오리건 한국참전기념비관리위원장은 고인의 업적가운데 가장 빛나는 사업이 윌슨빌 시 타운센터에 건립된 6.25참전 기념탑”이라고 설명하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듣던 낭랑한 그 목소리를 왜 이제 가슴속에만 묻게 하고 홀연히 떠나시냐”며 슬픔을 표했다. 고인과 친구인 김민제 박사는 조사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잘 살은 사람은 진실한 친구가 한 사람이라도 있는 사람”이고 “이 세상에 살면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마음씨가 따뜻한 사람”이며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가슴이 넉넉한 사람”이며 “가장 착한 사람은 먼저 남을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하면서 “고인은 이 같은 삶을 지혜롭게 살아온 조선시대의 선비 같은 인물이었다”고 회고했다.

끝으로 마지막 조사에 나선 외아들 곽진영 목사는 “샘곽의 이름을 가진 나의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면서 “가정에서 어머니에게는 완벽한 남편은 못 됐지만 동포사랑과 한인사회에 쏟은 아버지의 헌신적인 봉사와 열정을 함께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어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영결식은 친구들의 조사에 이어 오리건문인협회 회장인 오정방 시인이 ‘예비되신 천국에서!’의 조시를 낭송하여 고인의 영전에 받쳤으며 추모영상과 오리건장로찬창단(단장 고택수, 지휘 김석두)의 조가 합창을 끝으로 마쳤다.

한편 이날 추모예배에는 오리건 6.25참전 국가유공자회원들과 미군 참전용사들이 제복을 입고 참석하여 눈길을 끌었으며 시애틀 조문단으로 오준걸, 김준배, 박태호, 민학균, 김영일, 이영부, 곽종세, 임성빈, 박서영씨 등 민주총연과 한인회장단들이 대거 참석하여 유가족을 위로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시애틀 조문단은 “고인이 행복하고 화려한 환송을 받고 떠났다”고 입을 모으고 오리건 이민사회에 고인의 이름을 선명하게 새겨준 오리건 한인사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포틀랜드=김헌수 기자